제6강 고려 전기의 토풍과 화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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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풍과 화풍이란] === 신라 말기 최치원에게서 문제가 되었던 동아시적 보편성은 고려 왕조가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문제가 됨. 그리하여 고려 전기 문학사는 중국에 의해 마련된 동아시적 보편성을 공유하되 자국의 주체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하는 이중의 과제에 직면하게 됨. * 토풍: 우리나라의 고유한 풍속, 의례, 제도, 음악, 종교, 제사, 언어, 문학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말. * 화풍: 우리나라에 수용된 중국 고유의 풍속과 문물 전반을 지칭하는 말. 토풍이 문학과 관련하여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언어임. 한글창제 이전에는 우리의 독자적인 언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말을 우리 문자로 표기할 수 없었음. 그래서 한자의 음과 훈을 빌려 ‘향찰’을 만듦. 이러한 점에서 향찰 표기에 의거한 향가는 모두 토풍이라 할 수 있음. 조선시대의 한글로 쓰인 시가나 편지, 수필, 소설 등도 그 언어적 지표로 보면 토풍이라 할 수 있을 것. 한글이라는 언어가 창제되기 이전의 문학사에서 우리말로 된 문학은 구전문학과 노래(시가)를 제외하고는 없음. 구전문학은 사라져 진면모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토풍이 확인되는 고려 시대의 문학으로는 향가, 경기체가, 고려속요, 시조 같은 노래에 특히 주목할 수밖에 없음. 한편 토풍과 달리 화풍에는 중국을 전범으로 삼는 의식(중화주의, 화이론)이 내재되어 있음. 화풍은 중국을 전범으로 삼기 때문에 화풍이 강해질 경우 중국 중심주의를 받아들이게 디어 주체성의 약화가 초래될 가능성이 커짐. 토풍과 화풍은 꼭 문학에만 한정되지 않으며, 문화 전반의 문제에 해당함. 이 때문에 고려 지배층의 가치 지향, 문화적 지향과 ‘토풍’/’화풍’이라는 것은 밀접한 관련을 맺게 됨. 그러므로 여러 영역에 걸쳐 있는 토풍과 화풍을 이해하는 것은 고려전기의 문학은 물론이고 이후의 우리 문학사를 이해하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됨. 신라와 마찬가지로 고려 전기의 문헌은 대부분 소실되어 토풍과 화풍의 성쇠는 <고려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 * <고려사>: 조선 초에 편찬된 역사서, 고려 시대에 쓰인 문헌들에 의거하고 있어 고려의사정을 파악하는 것에 도움을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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