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강 국문소설 및 장편소설의 형성과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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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이 주인공인 영웅소설 - <이대봉전>, <홍계월전>, <이학사전>, <방한림전> === 남성 영웅을 주인공으로 한 영웅소설이 인기를 끌면서 여성 독자의 요구에 부응하여 여성 영웅소설이 생겨남. 성립 시기는 대체로 18세기 후반경으로 보임. <이대봉전>은 여성영웅소설의 초기적 면모를 보여줌. 이대봉전에서 여주인공 장애봉은 자신에게 닥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장을 하고 도망감. 이후 공을 세워 벼슬에 오르고, 장군에 임명됨. 장군이 여자로써 감당할 수 없는 작위라고 판단한 장대봉은 스스로 여자임을 밝히고 임금을 속인 죄를 사죄함. <이대봉전>에서 장대봉은 젠더적 규범에 반발해 남장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 스스로 젠더 규범을 받아들여 공직을 사양하고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함. 이러한 면에서 아직 유교적 가부장제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성 평등을 사유하는 면모는 보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음. <홍계월전>과 <이학사전>은 <이대봉전>과 다름. <홍계월전>에서 홍계월은 여자임이 밝혀진 후에도 계속 공적 영역에 남음. 대개 남장한 여주인공이 여성임이 밝혀지면 가정으로 돌아가지만, 홍계월은 공적 영역에 남아 국가를 위해 일을 함. 또한 남편보다 유능하고 지위가 높아 남편과의 불화가 나타난다는 점이 주목됨. 이러한 점은 <정수정전>과도 비슷.<blockquote><이학사전> 내용: 이형경은 명나라 가정 연간에 청주 땅의 이부시랑 이영도의 딸로 태어난다. 어려서부터 뛰어난 재주를 보이고 남자아이와 같이 출세할 뜻을 밝혀 남복을 하고 자라서 아들로 공인된다. 10세에 부모를 여의어 남동생 영경을 데리고 장사를 치른 다음 3년간 시묘(侍墓)하였고, 공부하여 문장과 명성이 널리 퍼진다. 그의 주위에 재상가 아들들이 모여들어 친구로 사귀니, 장 시랑의 아들 장연이 재주가 뛰어난 동갑내기라 가장 친하게 지낸다. 형경이 15세에 장연의 권유로 과거에 응시하였다가 장원 급제하고, 장연도 급제하여 한림학사(翰林學士)를 제수받아 벼슬길에 올라 이름을 날린다. 이 학사는 자신이 여자임을 알아차릴까 경계하며, 권문세가의 청혼을 물리치고 삼십 후에 장가든다고 핑계한다. 이 학사가 천자의 신임과 함께 세상의 명망을 얻는다. 이 학사가 장 한림과 함께 태학사를 제수받고, 남경왕이 모반하려는 것을 대사마 순무사로 그 난을 평정한다. 이후 대원수가 되어 부원수 장 학사와 함께 남경 선위의 난을 정벌함으로써 이부상서 장 학사와 나란히 병부상서가 된다. 장연의 꿈에 이형도가 나타나 형경과 결혼할 것을 당부하고, 이에 장연이 사실을 확인하나 형경이 부인하고 장연에게 절교서를 보낸다. 이에 유모가 장 학사를 찾아가 이 학사의 근본을 실토하고 선처를 베풀 것을 당부하였다. 그러나, 이 학사는 끝까지 남자임을 자처하면서 심한 고통에 빠지고, 꿈에 아버지가 현몽하여 여도를 실천할 것을 호소한다. 이 학사는 결국 깊은 병에 들어 천자가 보낸 태의의 진맥으로 여자임이 밝혀진다. 형경이 상소하여 근본을 밝혀 남자로 출세하고 등관한 죄를 다스려 달라고 하면서 벼슬자리를 사임하고 사죄한다. 천자는 오히려 형경을 충효의 인재로 크게 칭찬하고 대사마 병부 상서 등의 남성 관직은 그만두게 하고 청주후 태학사직은 그대로 누리라고 명하니, 이 학사는 천자의 은혜에 감사해 하며 본부로 돌아와 두문불출한다. 장 학사가 이 학사에게 혼인할 것을 간청하다가 거절당하고 상사병에 걸린다. 천자와 태자가 묘책으로 완강한 이 학사를 굴복하여 장연과 결합시킨다. 영경이 장 학사의 누이와 혼인하고, 이 학사와 장연의 부부 생활이 원만하지 못하던 중 장 학사의 첩과 시어머니와도 갈등이 심화된다. 이에 천자가 중재를 하고 장 학사가 자신의 죄를 깊이 반성하면서 간청하므로 재결합하여 부부의 정을 누리게 된다. 영경이 상국으로 처첩을 거느려 지체가 높고 귀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이 학사는 장 학사에게 첩을 거느리게 하고, 6남 1녀를 낳아 80세까지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부부가 함께 선계로 돌아간다.</blockquote><이학사전>의 이학사는 남장을 하고 공적 영역에 있다가 다시 사적 영역에 처하게 됨. 당시는 여성이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남장을 할 수 밖에 없었음. -> 남장 모티프는 당시의 사회적 제약과 모순을 드러내면서, 공적 활동에 대한 여성의 욕구를 표현하고 있는 것. 이학사는 사적영역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부장적 젠더 규범을 거부함. 대개 남장을 벗고 사적 영역으로 돌아오면 남편에게 순종하고 젠더 규범을 따르게 되는데, 이학사는 이를 일관되게 거부하고 있음. 이처럼 <이학사전>은 주인공이 사적 영역으로 돌아온 뒤에도 계속 성 평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문제적인 소설이라 할 수 있음. <방한림전>은 <홍계월전>, <이학주전>과는 또 다른 문제의식을 보여줌. <방한림전>에서 방한림은 죽을 때까지 남장을 유지하고 공적 영역에 종사하였음. 가정에서도 남편의 역할을 하였음. 안팎 모두 남성 젠더를 유지한 것. <방한림전>의 작자는 여성일 것으로 추정됨. 조선시대 남성 작자가 독자의 흥미를 위해 방한림을 끝까지 남성 젠더로 가져가는 것은 어려워 보임. 방한림을 최후까지 공적 영역에 머물게 함으로써 방한림은 홀로 끝까지 세계와 맞서게 됨. 이는 여성의 공적 영역에서의 활동을 희구하는 여성 작가의 열의가 반영된 것으로 보임. 즉, 작자는 당시의 젠더 체제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여성이 깰 수 없는 강고한 벽에 균열을 내려 했다고 보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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