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강 여성 주체의 새로운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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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옥 === 초옥은 <포의교집>의 주인공. <포의교집>이란 포의의 사귐이라는 뜻이고, 고종 3년(1866)년 즈음에 창작된 중편 분량의 한문 소설임. 작자는 정공보. 사족인 이생과 장사치의 아내인 초옥의 불륜이 주가 되는 내용으로, 우리 문학사에서 불륜을 주된 소재로 삼은 작품은 <포의교집>, <절화기담> 두 작품 뿐임. <nowiki>*</nowiki><절화기담>: 순조 9년(1809) 석천주인이 창작함. 희작적인 필치를 보여줌. <포의교집>은 <절화기담>과 달리 작품에서 드러나는 메세지가 아이러니하고 매우 심각함. 시골에서 상경한 이생은 심심파적으로 초옥과 불륜관계를 맺지만, 초옥의 사랑은 목숨을 건 치열한 것이었음. 이러한 인물간의 불일치에서 심각한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됨. 초옥은 ‘포의의 사랑’(미천하고 가난한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의 사귐)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꿈꾸었지만, 이생은 그렇지 않아 두 사람의 애정 행위에 불일치가 발생하게 됨. 초옥은 원래 궁가의 여종이었고, 이 때 한문, 사서를 익힐 수 있었음. 이 때문에 자신의 신분(천한 장사치의 아내)에서 벗어나 사족 남성에게 이끌린 것으로 보임. 이는 초옥이 가지게 된 교양과 지식이 자아의 해방, 사랑에 대한 정념을 낳았을 뿐만 아니라, 사대부적 삶에 대한 동경이라는 허위의식까지 초래했음을 알 수 있게 함. 이 작품은 1866년 병인양요를 전후한 대원군 집정기 경성의 하층 사대부 사회의 분위기와 동향이 사실적으로 반영되어 있음. 이생을 필두로 한 주변인물의 의식, 행위에서는 지적 활기나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지만, 초옥으로 대변되는 하층여성에게서는 강렬한 해방의 욕구와 파토스를 발견할 수 있음. (비록 모순이 있지만) 따라서 초옥은 진정한 사랑을 찾는 새로운 여성 주체의 면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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