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강 국문소설 및 장편소설의 형성과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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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장양문록> === 가문소설의 범주에 속하는 작품. ‘부씨와 장씨 두 집안의 이야기’라는 제목. <부장양문록>에는 장벽계라는 여성 영웅이 등장하는데, 가정 내에서 지아비를 모시며 살지 않겠다는 염원이 있었음. 남장한 자신을 흠모하는 윤선강에게 자신이 여자임을 밝히고 형제지의를 맺게 됨. 이후 공주와의 늑혼을 피하기 위해 윤선강과 혼인했다고 천자에게 고하게 됨. 남성 젠더를 유지하기 위한 위장부부라는 점에서 방한림 부부와 동일함. 장벽계 부부와 방한림 부부를 ‘동성애’라고 주장하는 연구자도 있지만, 작품의 내적 연관을 고려한다면 두 동성 파트너의 결혼은 여성의 질곡이나 이분법적인 젠더 규범을 돌파하기 위한 방책으로 보임. 즉, 일종의 ‘여성 동맹’에 가까운 것. <방한림전>과 <부장양문록> 모두 ‘동성애’로 볼만한 사랑의 감정이나 행위가 나타나지 않으며, 꼭 동성애가 아니더라도 두 여성은 필요에 따라 가족으로 결합할 수 있고, 역할을 나눌 수 있음. 장벽계는 우여곡절 끝에 부계라는 남성과 결혼하게 되고, 윤선강과 장벽계는 모두 부계의 아내가 됨. 장벽계는 남복을 벗었더라도 남성적 역할을 유지하며 부계와 ‘지기’의 관계로 교류하고자 함. 집안 살림은 윤선강이 도맡아 하게 됨. '''윤선강과<방한림전>의 영혜빙을 통해 여성 젠더가 당대 사회의 모순을 돌파하는 데서 제기되는 모순'''을 볼 수 있음, 이런 인물의 희생이 있기 때문에 다른 여성인물이 모순을 돌파할 수 있기 때문. <부장양문록> 속에서 부계가 장벽계를 하인들이 거처하는 공간으로 내쫓아버리는 장면이 나옴. 장벽계는 이 일을 평생 잊지 않았고, 죽을 때 “장부의 마음으로 몸이 여자 되니 천만 한이 유유하도다.”라고 말함. 장벽계는 유교적 성별 체계를 넘어서 여성의 평등과 공적 영역에서의 자기 실현을 추구했고, 부계와의 결혼 이후에도 가정 내에서 젠더 규범을 깨뜨리고자 했으나 좌절을 맛보게 됨. <방한림전>에서도 방한림이 죽기 전에 “안석에 의지하여 하늘 끝을 바라보고 생각하며 남아가 못 된 것을 슬퍼하였다.”라는 대목이 나옴. 방한림은 끝까지 남장을 하며 공적 영역에 머물렀음에도 이러한 슬픔을 토로함. <부장양문록>과 <방한림전>의 이러한 대목들은 이 작품의 작자가 여성인지 남성인지를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보여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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