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강 생사를 건 인정투쟁―이언진의 등장과 『호동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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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언진, 조선 후기 문학사의 대사건 === <호동거실>은 고통, 사랑, 분노, 항거의 언어로 채워져 있음. 이 모든 것을 입체적으로 바라보아야 정확한 이해가 가능해짐. 사대부 문학을 하나의 ‘동일자’로 파악한다면,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등은 각각의 개성을 나타내지만 ‘동일자(同一者)’에 포함된다 할 수 있음. 홍세태, 조수삼 같은 중인층 문인은 ‘아동일자(亞同一者)’에 포함될 것. 아동일자(亞同一者): 동일자와의 차이를 느끼지만, 동일자에 수렴되거나 동화되는 경향이 있음. 이언진은 동일자도, 아동일자도 아니며, ‘非同一者’라는 것이 주목됨. 한문학의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나타난 비동일자인 것. 이 점에서 문학사적 문제성을 가짐. -> 자기 의식을 가지고 생사를 건 인정투쟁을 하며 ‘동일자’에게 맞서고 대립함. 이언진은 조선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 대립자’라고 할 수 있음. (대립은 다양한 문인들에게서도 나타났지만, 본격적인 대립자로서의 면모는 이원진이 최초.) -> 이를 통해 조선은 서로 대립적인 두 개의 자기의식에 처음으로 직면하게 되었고, 이를 지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됨. <호동거실>이 보여주는 탈 신분주의, 탈권위주의, 탈획일주의, 자유.평등에 대한 지향, 주체에 대한 강한 긍정,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옹호는 근대적 지향을 갖는다고 하기에 충분함. 이언진은 차별, 고통을 딛고 그만의 감수성으로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하였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회를 꿈꾸고, 어떤 문인도 이룩하지 못한 미학을 창조할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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