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강 탈놀이와 민족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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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놀이의 민중 의식과 그 한계 === 탈놀이에서는 양반이 극도로 조롱되며 권위가 해체됨. 우리 문학사에서 처음 나타나는 현상. 이러한 양반에 대한 조롱과 능멸에는 신분제 부정의 의식이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음. -> 이 점에서 탈놀이는 민중 의식의 성장을 보여주는 부분. 사설시조, 판소리, 야담에서도 민중 의식의 성장을 볼 수 있지만, 이들과 달리 탈놀이는 ‘양반과의 적대적 대결을 통해‘ 신분제 부정을 지향하고, 그것을 핵심 의제로 삼는다는 점에서 가장 급진적인 면모를 보인다고 할 수 있음. 탈놀이는 또한 성적 욕망의 적극적 긍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주목됨. 조선 사회는 주자학을 이념으로 삼았기 때문에 성적 욕망은 억압되거나 은폐되곤 했음. (특히 지배층의 문화에서.) 그러나 탈놀이는 성적 욕망에 제한이나 억압이 없음. -> 이는 하층 천민이나 시정의 왈짜, 유랑의 예인과 같은 부류의 민중 집단이 지닌 의식. 이들의 의식이 광대를 매개로 하여 표출된 것. 이런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를 가짐. (판소리, 야담, 사설시조에도 성적 욕망에 대한 긍정이 드러나나 사회적 규범, 도덕을 부정하며 나타나지는 않음. 탈놀이는 규범, 도덕을 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름.) 또한 건장한 육체에 대한 긍정이 두드러지기도 함. 탈놀이는 정신적 가치보다는 육체성의 추구에 기반을 두고 있음. (성적 욕망의 긍정과도 연결되는 부분). -> 양반 문화가 정신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탈놀이의 육체성에 대한 긍정은 기존의 권위나 규범에 대한 파괴를 낳게 됨. (지배층과 피지배층 간 삶의 실존에 차이가 있고, 이 차이가 정신성/육체성 긍정의 차이를 불러냄. -> 이 점에서 살펴본다면 탈놀이의 육체성 강조는 민중 의식의 표출로 해석할 수도 있음.) 탈놀이에는 몇 가지 민중 의식의 성취가 확인되나, 이러한 민중의식의 성취는 동시에 민중의식의 한계와도 연결되게 됨. 1. 양반에 대한 풍자와 능멸 <nowiki>:</nowiki> 신분제 부정의 지향을 가짐. 그러나 ‘인간 해방‘의 메세지를 담지는 못함. ex) 양반 과장의 말뚝이: 양반을 조롱하며 양반의 권위를 부정하지만 인간의 평등에 대한 호소로는 나가지 못함. -> 즉, 양반에 대한 공격과 적대감에 그칠 뿐 평등에 대한 의식은 결여됨. 또한 풍자나 능욕을 통한 ‘부정‘의식은 있으나 ’비판‘의식이 없다는 점도 한계. 비판을 통해 타자의 본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미래에 대한 전망을 담보할 수 있게 됨. 하지만 말뚝이는 비판의식을 보여주지는 못함. 말뚝이의 한계는 곧 탈놀이 연희의 한계라 할 수 있음. 2. 성적 욕망과 건장한 육체성의 적극적 긍정 <nowiki>:</nowiki> 기존의 문화와 규범에 반항하며 이를 허물고자 하는 지향은 긍정적이나, 내부에 존재하는 폭력적 성향은 비판적으로 보아야 함. 이러한 폭력적 성향은 가부장제의 내면화와 무관하지 않음. 말뚝이, 취발이, 영감 등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성적 폭력성은 당대 하층, 중간층 남성들이 내재하고 있는 가부장제 폭력성의 성적 발현으로 보아야 함. 그러나 보편적인 것은 아니고 왈짜 집단의 성 의식이 광대에게 전유된 것으로 보아야 함. -> 이는 민중 의식의 특수한 면모를 보여준다 할 수 있음. =>민중 의식에는 긍정적 계기 뿐만 아니라 부정적 계기도 공존하고 있으며, 민중도 단일하지 않고 다면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함. 탈놀이에서 여성은 지배와 소유의 대상, 폭력의 대상으로 나타남. (타자로 등장) 대조적으로 사설시조나 판소리, 야담 장르에서 여성은 종종 주체로서의 면모를 보여줌. -> 이는 장르 담당층의 사회적.계급적 여건에서 기인하는 차이. 또한 장애인에 대한 타자화 역시 발견됨. 탈놀이에서 양반은 병신으로 표상되고 있는데, 이는 양반의 무능력함, 부도덕함을 풍자.조롱하기 위해서. <-> 민중을 대변하는 말뚝이는 건장하고 힘이 넘치는 신체를 통해 양반에 대한 우위를 확보함. -> 그러나 이러한 사고에는 ‘병신‘에 대한 조롱과 타자화 역시 나타나는 것. 건강한 몸에 대한 긍정은 불편한 몸에 대한 경멸을 담보로 하는 것. =>탈놀이의 여성, 장애인에 대한 타자화를 통해 탈놀이에 담긴 민중의식의 내적 모순과한계를 확인할 수 있음. 또한 이를 통해 민중 의식은 마초적 민중 의식으로 규정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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