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강 세조의 왕위 찬탈에 대한 문학적 대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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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시습의 생애 === 김시습은 <금오신화>를 창작해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에 맞섬. 김시습은 1435년(세종 17년) 서울의 한미한 집안 출신으로 태어남. 그러나 어린 나이에 시를 잘짓는다는 소문을 들은 세종이 김시습을 궐에 불렀고, 8~9세의 어린 나이에 대궐에 불려가 한시를 지어 세종의 칭찬을 받음. * 김시습이 세종을 직접 만난 것은 아님. 승정원 승지 박이창에게 김시습을 만나게 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도록 한 것. 어린시절의 이 체험은 김시습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됨. 신동이라는 말을 듣고, 세종에게 큰 칭찬을 받았지만 이로 인한 자의식 때문에 그의 삶이 꼬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임. 김시습의 자의식을 잘 보여주는 작품은 <금오신화> 1편인 용궁부연록. 김시습의 인생은 21때 완전히 바뀌게 됨. 삼각산 중흥사에서 과거공부를 하던 중 수양대군의 왕위찬탈 소식을 접하게 됨. 이후 3일 동안 방 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다가 문득 통곡을 하고 책을 불살라 버린 뒤, 방에서 뛰쳐나와 측간의 똥통에 빠지는 ‘양광(佯狂)’을 함. * 양광: 동아시아의 지식인이 현실과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상황에서 택하는 행위양식의 하나. 사회적 존재로서의 자기를 버리는 행위로, 일종의 자해행위. 따라서 비장감과 비극성을 보여줌 -> 양광은 은둔과는 다른 행위 방식임. 은둔은 현실을 초극하는 행위이지만, 양광은 현실 속에 있으면서 현실을 거부하겠다는 행위. 따라서 은둔보다 더 복잡한 심리 구조를 내포하고 있으며, 관점에 따라 더 문제적인 행위라고 할 수도 있음. -> 세조의 왕위 찬탈에 양광이라는 행위 양식으로 저항한 인물은 김시습이 유일함. 김시습은 벼슬에 아직 오르지 않은 포의(布衣) 상태였기 때문에 단종을 위해 절의를 꼭 지킬 필요는 없었음. 그가 평생 절개를 지킨 이유는 어린시절 세종에게 받은 격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임. 김시습의 행동을 양광으로 여기는 관점은 조선시대부터 있었음. 타당한 관점이라 보이지만, 그가 받은 심리적 충격을 생각하면 실제로 일시적으로 미쳤을 수도 있지 않을까? 세종의 왕위 찬탈 이후 9년 가까이 김시습은 승복을 입은 채 전국 각지를 방랑함. 번뇌를 풀 수 없고, 마음을 다잡을 수 없다 보니 오랜 시간 방황을 한 것으로 생각됨. 그만큼 왕위찬탈 사건이 김시습에게 커다란 실존의 문제이며 도덕적, 사상적 연관을 갖는 문제였다고 할 수 있음. 이 시기 김시습은 백성들의 현실과 처지를 목도할 수 있었고, 이 체험은 그가 평생 사상적으로 견결한 애민적 입장을 취하도록 만듦. 또한 이 시기 불교와 도교 공부를 하며 사상적 스케일을 확대할 수 있었음. 김시습은 9년의 방랑을 끝내고 1463년 금오산에 정착함. 이후 8년 가까이 금오산에 우거했는데, 이 때 금오신화가 저술되었음. 37세인 1471년 금오산 생활을 청산하고 상경하는데, 세조가 죽은 지 3년이 지났을 때임. 세조가 죽고 새 임금 아래서 벼슬을 할 생각이 있어 상경한 것으로 보임. 서울 인근인 수락산에서 1480년까지 우거하게 됨. 이후 47세 대인 1481년 승복을 벗고 환속해 안씨의 딸과 혼인했지만 곧 사별했고, 이듬해 8월 성종의 계비인 윤씨가 부덕하다는 이유로 폐비된 뒤 사사되자 큰 충격을 받아 다시 미치광이 행세를 함. 이듬해 1483년 3월, 다시 승복을 입고 관동으로 향하였고, 1491년까지 강원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음. 1492년 가을에는 옛 벗인 화엄 승려 지희가 있는 무량사에 왔고, 이 절에 머물며 대승 경전의 하나인 <법화경>과 <능엄경>에 발문을 적었음. <자사진찬>이라는 글을 쓴 것도 이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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