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강 야담의 성행과 『청구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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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연 단계의 야담 === 야담은 구연되던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구연 단계 / 기록 단계로 나누어서 살펴보아야 함. ==== -구연단계 ==== <청구야담>에 수록된 야담들은 대체로 17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엽 사이에 구전되던 이야기들로 추정됨. 따라서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초엽 사이에 구전되던 이야기를 수록한 <어우야담>에 비해 야담의 길이가 훨씬 김. -> 길이가 길기 때문에 서사에 기복과 파란이 많음. <어우야담>에 비해 <청구야담>은 이야기가 길어지고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구연됨. -> 이는 도시 시정인의 서사적 요구와 관련이 있음. * 시정인: 상인, 수공업자 같은 서민이나 양반집의 겸인, 도시의 몰락 양반, 여항인 등의 서민과 중간계급을 망라한 개념. 이전의 짧은 구전 서사물이나 비현실적인 구전 서사물로는 이들의 변화된 인식적 요구 및 오락적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었음. -> 17세기 후반 이후 상품화폐 경제가 확대되면서 삶의 조건이 크게 달라졌고, 이로 인해 서사적 요구가 달라짐. 1. 농민층의 분해 <nowiki>:</nowiki> 17세기 후반 이래 도시에서 상품화폐 경제가 발달하며 농촌의 빈농, 소농들은 무토민이나 유랑민으로 전락하고, 일부의 부농층이 성립됨. (유랑민이 된 농민들은 도시에서 걸식하거나 향촌에서 품을 파는 노동자가 됨. 혹은 도적이 되기도 함.) 2. 상품화폐 경제의 발달로 인한 평민, 중인층 신흥 부자의 대두 <nowiki>:</nowiki> 특히 중인층 역관은 중국, 일본과의 무역을 통해 17세기 이래 부를 축적했음. -> 이렇게 축적한 부를 상업자본이나 고리대 자본으로 활용해 큰 부를 축적함. 부상대고와 함께 중소 상인과 수공업자도 성장함. 3. 신분 질서의 동요 <nowiki>:</nowiki> 신흥 부자의 형성은 하층민의 신분 상승 욕구를 부추겼고, 돈으로 양반 신분을 사거나 노비 신분을 속량하고자 함. -> 기층부의 변화 양반 내부에서도 벼슬을 하지 못하는 몰락 양반들이 대두함. -> 상층에서의 변화 =>이러한 변화로 인해 도시 시정 공간의 백성들에게는 변화된 현실과 삶의 조건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에 대한 욕구가 생겨남. (변화된 서사적 요구) <청구야담>의 야담에는 상하층의 인물이 모두 등장함. 그러나 모든 이야기에 도시 시정인의 생활 감각과 사유 방식이 강하게 침투되어 있음. 그리고 몇몇 농촌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도 도시민의 흥미와 관심에 따라 회자된 이야기로 보임. -> <청구야담>의 야담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도시’적 감각과 관심. 변화한 인식적 요구는 흥미, 오락적 요구와 별개는 아님.(문학에서 인식소와 흥미소의 결합은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 인식소가 충족될 때 오락적 욕구도 충족되며, 인식소 없이는 공허해지기 때문)-> 이전의 짧은 이야기들도 나름의 인식소를 담고 있었지만 17세기 이후 변화한 현실을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어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했을 것. 새로운 이야기의 구연과 향수의 중심은 주로 시정인. (시정세계에 관심을 가진 한사(寒士)도 유포에 참여했을 수 있음.) -> 책과 지식에 접근이 어려웠던 시정인들은 구전 유포되는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당대 사회에 대한 인식을 확장할 수 있었음. <소낙비 소리를 듣다가 약주릅이 아들과 상봉하다.>의 앞부분 약주릅 노인이 방 안에 있다가 문득 말머리를 꺼냈다. “오늘 비가 내 소싯적 새재를 넘을 때 비 같구먼.”(…) “그때 내가 좀 우스운 일이 있어서 여태 잊히질 않네 그려.” 약주릅 노인이 이야기를 꺼냈다. ㅡ> 당대 시정인의 체험이 구전 서사를 낳는 양상을 보여줌. => 조선 후기 사회역사적 발전에 따라 시정인의 인식력은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향으로 정립됨. -> 따라서 새로운 서사장르가 요청되었음. (인식적 욕구임과 동시에 오락적 욕구, 그러나 모든 이야기가 두 욕구의 통합을 보여주진 않음.) => 그러나 야담과 판소리는 대부분 인식소와 흥미소가 함께 나타남. -> 17세기 후반에 나타나 조선 후기의 사회역사적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장르들. 사회가 변화하며 나타난 새로운 인식적 욕구가 오락적 욕구와 결합해 발생하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짐. (그러나 판소리는 처음부터 흥행을 고려하며 출발하였다는 점에서 야담과 미적 전개 방향이 달라짐. 또, 시정을 중심으로 하는 야담과 달리 판소리는 향촌에서 기층민을 상대로 공연하다가, 이후 다른 지방 도시, 서울에까지 진풀하며 새로운 래퍼토리가 생기게 됨. Ex) <배비장타령>, <왈짜타령> 등 <청구야담>에 수록된 야담에는 현실을 다룬 이야기가 많으나, 초현실적인 서사도 공존하고 있음. -> 조선 후기 도시 시정인의 인식은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향으로 발전했으나, 그럼에도 인식 내부에 비현실적이거나 신비한 면이 존재했음. <청구야담> 속 비현실적인 것에 대한 관심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 하지만 <청구야담>의 이야기 중에는 비현실적인 내용이더라도 결국 현실과의 의미 연관을 이루는 이야기가 적지 않음 Ex) <밥상을 차려 줬다가 귀신에게 곤욕을 치르다.> è 비현실적인 서사를 보여주지만 그 속의 메세지는 19세기 몰락 양반의 상황을 현실적으로 보여줌. 당시 몰락 양반들은 남의 신세를 지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러한 행태를 귀신으로 형상화함. 알레고리적으로 몰락 양반의 행태를 그려냄으로써 독특한 방식으로 현실의 한 단면을 반영함. =><청구야담>에는 이처럼 비현실적인 서사에서도 인식소와 흥미소의 결합이 확인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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