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강 우리말 사랑의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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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과정>, <서경별곡>, <정석가>, <쌍화점> === 고려속요 가운데 사랑의 노래로 특히 주목되는 작품은 <정과정>, <서경별곡>, <정석가>, <쌍화점>, <가시리>, <만전춘별사>, <동동> 일곱 작품임. ==== <정과정> ==== <정과정>의 작가는 정서이며, 유배지에서 지어진 작품임. 한국문학사에서 유배 문학의 효시가 되는 작품임. 이 작품은 ‘내 님믈 그리ᅀᆞ와 우니다니 山 졉도ᇰ새 난 이슷ᄒᆞ요ᅌᅵ다’로 시작하는데, 서든 스타트(sudden start: 뜸을 들이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수법)가 주목됨. 독자는 느닷없다는 느낌과 함께 강한 인상을 받게 되는데, 작자는 이러한 효과를 의도하였을 것. <정과정>의 첫 2행은 묘미 있는 표현이 눈에 띈다 할 수 있음. 그런데 ‘난 山 졉도ᇰ새 이슷ᄒᆞ요ᅌᅵ다’가 아닌 ‘山 졉도ᇰ새 난 이슷ᄒᆞ요ᅌᅵ다’라고 한 점에서 노래의 작자가 우리말 통사 구조에 대한 예민한 고려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일종의 ‘낯설게 하기’를 통해 산 접동새라는 사물을 한층 부각시켰으며, 이를 통해 ‘늘 울고 있는 나’를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음. 즉, 작자의 우리말에 대한 높은 감수성을 볼 수 있는 것. <정과정>의 서정 자아는 님에게 버림받았지만 그럼에도 님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점에서 애절한 사랑노래의 외관을 취하고 있음. 그러나 역사적, 전기적 맥락에서 본다면 군신의 관계가 남녀의 관계로 치환되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음. 8세기의 <원가> 역시 군신 관계를 노래하지만, 서정 화자가 여자가 아니고, 남녀 관계로 치환되어 있지도 않음. 즉, '''군신 관계가 남녀관계로 치환되어 있고, 작자가 확인되는 최초의 노래는 <정과정>'''이라 할 수 있음. 이 점에서 <정과정>이 ‘충신연주지사’의 시원됨. ==== <서경별곡> ==== 西京이 아즐가 西京이 셔울히 마르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닷곤 ᄃᆡ 아즐가 닷곤 ᄃᆡ 쇼셩경 고ᄋᆈ마른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여ᄒᆡ므론 아즐가 여ᄒᆡ므론 질삼 뵈 ᄇᆞ리시고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괴시란ᄃᆡ 아즐가 괴시란ᄃᆡ 우러곰 좃니노ᅌᅵ다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구스리 아즐가 구스리 바회예 디신ᄃᆞᆯ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긴히ᄯᆞᆫ 아즐가 긴힛ᄯᆞᆫ 그치리ᅌᅵᆺ가 나ᄂᆞᆫ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즈믄 ᄒᆡ를 아즐가 즈믄 ᄒᆡ를 외오곰 녀신ᄃᆞᆯ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信잇ᄃᆞᆫ 아즐가 信잇ᄃᆞᆫ 그츠리ᅌᅵᆺ가 나ᄂᆞᆫ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大同江 아즐가 大同江 너븐디 몰라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ᄇᆡ 내여 아즐가 ᄇᆡ 내여 노ᄒᆞᆫ다 샤공아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네 가시 아즐가 네 가시 럼난디 몰라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녈 ᄇᆡ예 아즐가 녈 ᄇᆡ예 연즌다 샤공아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大同江 아즐가 大同江 거넌편 고즐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ᄇᆡ 타들면 아즐가 ᄇᆡ 타들면 것고리이다 나ᄂᆞᆫ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서경별곡>은 세 개의 연이 유기적이거나 통일적이지 않고 제각각임. 1연의 화자는 서경에 사는 여인이며, 임이 나를 사랑해준다면 내 생활을 버리고서라도 님을 따르겠다는 순종적 태도를 보이고 있음. 아마도 서경이라는 도회에서 불리던 노래에서 유래하지 않았나 추정됨. 2연에서는 끈으로 꿴 구슬의 이미지가 제시되고 있는데, 이러한 이미지는 민중적 감수성과는 거리가 멂. 이어서 제시되는 절개를 지키며 ‘천년을 외로이 살아가는 여성’의 이미지 역시 민중 세계의 감수성이라고 하기는 어려워 보임. 즉, 2연은 특정한 개인에 의해 창작된 가요일 가능성이 큼. 제3연의 여성화자는 바람기 많은 남성에 대한 불신을 노래하며 1연과 2연의 여성화자처럼 순종적이거나 교양이 있지는 않지만, 솔직하고 활달한, 전혀 다른 태도를 보임. <서경별곡>의 1연은 서경을 공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3연은 대동강을 공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음. 두 배경 모두 도회적 공간을 표상하고 있다할 수 있는데, 1, 3연을 통해 고려 여인의 사랑에 대한 서로 다른 태도를 읽을 수 있음. ==== <정석가> ==== 딩아 돌하 당금(當今)에 계샹이다. 딩아 돌하 당금(當今)에 계샹이다. 션왕셩ᄃᆡ(先王聖代)예 노니ᄋᆞ와지이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1]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ᄂᆞᆫ 구은 밤 닷 되를 심고이다.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유덕(有德)ᄒᆞ신 님믈 여ᄒᆡᄋᆞ와지이다. 옥(玉)으로 련(蓮)ㅅ고즐 사교이다. 옥(玉)으로 련(蓮)ㅅ고즐 사교이다. 바회 우희 졉듀(接柱)ᄒᆞ요이다. 그 고지 삼동(三同)이 퓌거시아 그 고지 삼동(三同)이 퓌거시아 유덕(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이다. 므쇠로 텰릭을 ᄆᆞᆯ아 나ᄂᆞᆫ 므쇠로 텰릭을 ᄆᆞᆯ아 나ᄂᆞᆫ 텰ᄉᆞ(鐵絲)로 주롬 바고이다. 그 오시 다 헐어시아 그 오시 다 헐어시아 유덕(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이다.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텰슈산(鐵樹山)[2]애 노호이다. 그 쇠 텰초(鐵草)를 머거아 그 쇠 텰초(鐵草)를 머거아 유덕(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이다. 구스리 바회예 디신ᄃᆞᆯ 구스리 바회예 디신ᄃᆞᆯ 긴힛ᄃᆞᆫ 그츠리잇가 즈믄 ᄒᆡᄅᆞᆯ 외오곰[3] 녀신ᄃᆞᆯ 즈믄 ᄒᆡᄅᆞᆯ 외오곰 녀신ᄃᆞᆯ 신(信)잇ᄃᆞᆫ 그츠리잇가. 정석가 3연과 5연에는 민중의 감수성과는 괴리되는 옥으로 연을 새긴다던가, 철수산과 철소라는 말이 나옴, 4연에서는 쇠로 철릭을 마름질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철릭은 무관의 공복임.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정석가의 3, 4, 5연의 화자는 그 감수성이나 사용하고 있는 어휘로 볼 때 교양이 있는 여성으로 추정되고, 이 여인은 어떤 상황에서도 임과 헤어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노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음. 그런데 정석가의 1연에 “션왕셩ᄃᆡ(先王聖代)예 노니ᄋᆞ와지이다.”라는 구절이 나타나고, 2, 3, 4, 5연의 끝에 공통적으로 “유덕(有德)ᄒᆞ신 님 여ᄒᆡᄋᆞ와지이다.”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정석가는 충신연주시자로서의 의미 지향이 강하게 부회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음. 이는 군신 관계가 남녀관계로 치환될 수 있던 것과 관련이 있음. <정석가> 뿐만 아니라 고려속요에 남녀 간의 사랑을 노래하는 작품이 많은 것 역시 충신연주지사로서의 부회가 가능하였기 때문일 수도 있음. ==== <쌍화점> ==== 雙花店에 雙花 사라 가고신ᄃᆡᆫ 回回 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ᄉᆞᆷ미 이 店뎜 밧긔 나명 들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감 삿기 광대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ᄃᆡ가티 더ᇝ거츠니 업다 三삼藏장寺ᄉᆞ애 블 혀라 가고신ᄃᆡᆫ 그 뎔 社샤主쥬ㅣ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ᄉᆞ미 이 뎔 밧긔 나명 들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삿기上샹座좌ㅣ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잔 ᄃᆡᄀᆞ티 더ᇝ거츠니 업다 드레 우므레 므를 길라 가고신ᄃᆡᆫ 우믓 龍룡이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ᄉᆞ미 이 우물 밧ᄭᅴ 나명 들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드레바가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잔 ᄃᆡᄀᆞ티 더ᇝ거츠니 업다 숨 ᄑᆞᆯ 지븨 수를 사라 가고신ᄃᆡᆫ 그 짓 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ᄉᆞ미 이 집 밧ᄭᅴ 나명 들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싀구바가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잔 ᄃᆡᄀᆞ티 더ᇝ거츠니 업다 <쌍화점>은 <고려사> 악지에 충렬왕 때 지어진 노래로 밝혀져 있음. <고려사> 열전 <오잠전>에 더 자세한 내용이 나와있는데, “(…) 남장별대라 칭하고 새로운 노래를 가르쳤는데, 그 가사에 이르기를, '삼장사에 등불켜러 갔더니(…)’, 또 다른 가사에서는 이르기를 ‘뱀이 용의 꼬리를 물고 (…)’” '남장(男粧)에게 가르친 새로운 노래' 중 하나가 '삼장사에 등불켜러 갔더니' 운운이라고 한 것이 쌍화점의 2연과 내용이 같음. <쌍화점>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三삼藏장寺ᄉᆞ애 블 혀라 가고신ᄃᆡᆫ"부터 "죠고맛감 삿기 광대 네 마리라 호리라"라는 구절(자신의 불륜행위를 말함)까지의 화자,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앞의 화자의 행위를 부러워함)의 화자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임. 문제는 "긔 잔 ᄃᆡᄀᆞ티 더ᇝ거츠니 업다"의 화자가 누군지이다. # 맨 앞의 화자와 동일한 화자로 보는 견해 # 두 번째 화자와 동일한 화자로 보는 견해 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 화자가 맨 앞의 화자를 '도덕적'으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임. 즉, 마지막 구절은 외관상 논평의 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제1화자를 비판하거나 풍자하는 것이 아니라 '부러움'이 뒤틀린 방식으로 표현된 것임.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와 “그 잔 ᄃᆡ가티 더ᇝ거츠니 업다”는 모두 남장별대의 제창으로 보임. 맨 마지막 구절은 전지적 시점을 취하고 있고, 당사자가 아니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임. 이렇게 본다면 <쌍화점>은 남장별대의 한 기생이 독창으로 선창을 하고, 이어서 다른 여러 기생들이 제창으로 후창을 하는 방식으로 불렸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음. 그리고 제창으로 불린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와 “그 잔 ᄃᆡ가티 더ᇝ거츠니 업다”는 원래 민간에는 없었지만 속악가사로 재편되는 과정에 덧붙은 것으로 여겨짐. <쌍화점>은 원 간섭기 고려 사회의 풍속과 세태, 특히 도시의 풍속과 세태를 보여주는 작품임. 지배층의 타락을 풍자하는 노래로 보는 관점도 있으나, 이보다는 당시의 세태를 반영하여 자유 분방하고 문란한 당시의 성 풍속을 보여 주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임. 민간 가요가 속악가사로 편입되면서 이러한 남녀상열지사의 면모가 더욱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음. 독특한 점은 다른 고려속요와 달린 남녀관계를 군신 관계처럼 보이도록 하는 시도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임. ==== <청산별곡> ==== 살어리 살어리랏다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이링공 뎌링공 ᄒᆞ야 나즈란 디내와손뎌 오리도 가리도 업슨 바므란 ᄯᅩ 엇디 호리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어듸라 더디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 믜리도 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ᄅᆞ래 살어리랏다 ᄂᆞᄆᆞ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ᄅᆞ래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다가 가다가 드로라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 사ᄉᆞ미 지ᇝ대예 올아셔 ᄒᆡ금(奚琴)을 혀거를 드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가다니 ᄇᆡ브른 도긔 설진 강수를 비조라 조롱곳 누로기 ᄆᆡ와 잡ᄉᆞ와니 내 엇디 ᄒᆞ리잇고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청산별곡>은 1. 민요라는 견해 2. 고려 시대의 잦은 전란으로 유망하던 사람들의 괴로운 처지를 노래한 유망민의 노래라는 견해 3. 지식인이 창작한 술 노래 4. 실연한 사람의 노래 라는 견해가 제시되어 있음. <청산별곡>의 가사를 보면 일반 백성이 지을 수 없는, 식자가 아니면 지을 수 없는 노래로 여겨짐. 특별한 사연이 있는 어떤 개인의 서정을 노래하는 작품임. 그러나 작품의 2, 4, 5연을 바탕으로 봤을 때 단순히 염세적 지식인의 술 노래는 아니라고 여겨짐.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1, 2행에서는 새에게 ‘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라고 말하고, 3, 4행에서 ‘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라고 말하고 있음. 이 연의 구조와 의미는 ‘울다’라는 동사와 ‘새’라는 명사가 동일하게 등장하는 점, 우는 새와 ‘우는 나’를 동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과정>의 1, 2행과 흡사함. 이링공 뎌링공 ᄒᆞ야 나즈란 디내와손뎌 오리도 가리도 업슨 바므란 ᄯᅩ 엇디 호리라 제4연에서는 왕래할 사람이 없는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여있는 서정자아를 보여줌. 남들과 단절된 채 지내야 하는 존재 여건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어듸라 더디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 믜리도 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 서정 자아는 ‘돌’에 맞아서 울고 있음. ‘돌’은 사람들의 비방이나 참소를 가리킨다고 여겨지는 상징물임. 이처럼 청산별곡의 제 2, 4, 5연을 유의해보면 이 노래의 서정 자아는 억울하게 참소를 받아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비탄한 심정으로 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으로 보임. 또 ‘청산’이나 ‘바다’가 나오는 것을 보면 서정자아가 있는 곳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보임. 그렇다면 청산별곡은 먼 곳으로 유배되어 궁박한 처지에 있는 문신의 노래, 즉 유배 문학일 가능성이 높음. <청산별곡>은 언어 감각이나 심정을 풀어 나가는 수법을 볼 때 문학적 재능이 있는 문인이 지은 노래로 판단됨. 어려운 말이 별로 없고, 우리 말 구사가 물 흐르듯 유려하여 궁박한 처지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간결하고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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