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강 생사를 건 인정투쟁―이언진의 등장과 『호동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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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동’이라는 말 === 이언진이 쓴 시집 <호동거실>은 호동의 거실이라는 뜻. 호동은 하층의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의 골목길, 거실은 거주하는 곳을 뜻함. 이언진은 흔히 쓰는 말인 ‘여항’이라는 말 대신 새롭고 잘 쓰지 않는 말인 ‘호동’을 사용하고 있음. 특이한 것은 ‘호동’을 자신의 호로 삼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자신의 신분과 정체성에 대한 자의식이 깃들어 있는 결정으로 보임. -> 자신이 사는 공간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는 것. 따라서 호동은 공간을 표상하는 말이면서 동시에 신분을 표상하는 말. 계급성을 띄는 말을 호로 삼은 것은 공간과 자신을 일체시킨다는 자의식의 표현. 동시에 양반 사대부에 대한 대립의식의 자각적 표출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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