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강 국문소설 및 장편소설의 형성과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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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현성록> === <소현성록>은 17세기 후반에 국문으로 창작되었으며 작자 미상임, <구운몽>, <창선감의록>, <소현성록>은 모두 17세기에 창작되었으며 성립기의 장편소설이라 할 수 있음. (창작 선후관계는 알 수 없음.) 소현성록은 ‘소현성 이야기’라는 뜻. 국문소설 중 ‘~록’은 대개 사대부적 취향에 부합하는 작품으로 가문소설에 많고, ‘~전’이라는 제목의 국문소설은 영웅소설에 많음. 영웅소설과 달리 가문소설은 언어가 점잖고 품위있는데, 제목에서부터 신분적 연관이 발견된다 할 수 있음. <구운몽>과 동일하게 <소현성록>도 상층 사대부 부녀를 염두에 두고 창작된 소설임. 또한 <소현성록>은 우리 문학사 최초의 가문소설이기도 함. (<남정기>, <창선감의록>, <구운몽> 등은 <소현성록>과 비슷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가문소설은 아님.) * 가문소설: 한 가문은 여러 대에 걸친 이야기, 몇몇 가문이 결혼을 통해서 서로 얽히는 이야기를 근간으로 함. 그래서 ‘~삼대록(3대의 이야기)‘, ’~양문록(두 가문의 이야기)‘와 같은 제목이 종종 있음. <소현성록>은 본전(소현성의 일대기)과 <소씨삼대록>(소현성과 그의 자식들, 손자들의이야기) 둘로 구성되어 있음. 본전이 먼저 창작되고 이후에 <소씨삼대록>이 창작된 것으로 보임. 작자는 같을 수도 있고, 두 사람이 썼을 수도 있음. 가문소설에는 속편이나 파생작이 많음. * 속편: 전작에 이어지는 후속 세대의 이야기가 서술된 소설 * 파생작: 전작의 주변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을 이야기함. <소현성록> 본전은 제 1대 주인공인 소현성의 이야기. 소현성은 9대독자인데다 유복자인데, 지극한 효심을 타고난 인물임. 소현성의 어머니인 양부인은 소현성과 함께 소씨 집안의 번영을 이루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로 그려짐. 소현성에게는 화부인, 석부인, 여부인 3명의 부인이 있는데, 화부인은 질투심이 약간 있는 여인, 석부인은 남편에게 순종하는 이상적인 부인, 여부인은 질투심이 심한 악녀로 그려짐. 여부인은 질투로 인해 화부인과 석부인, 그 자식들까지 해치려고 하고, 소현성은 여부인을 친정으로 쫓아버림. 이러한 ‘악녀’의 질투심은 일부다처제에서 기인한 것이고, ‘악녀’는 곧 현모양처 이데올로기의 창조물이라 할 수 있음. 본전에서 소현성은 소년급제하여 젊은 나이에 승상이 되고 많은 자식을 낳아 가문을 번성케한 군자로 그려짐. <소씨삼대록>에서는 소현성과 그 아들들의 이야기가 나오고, 말미에 손자들의 이야기가 나옴. 소현성의 10남 5녀 중 장남 소운경, 셋째 아들 소운성, 여덟째 아들 소운명, 넷째 딸 소수빙, 다섯째 딸 소주주가 2세대 서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함. 서사 방식은 한 사람의 이야기 이후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나열적 서사’로 진행됨. 따라서 독자는 긴 내용의 소설이어도 이야기를 따라가며 몰입할 수 있음. 2대 주인공 중 핵심 주인공은 소운성인데, 소운성도 소현성과 마찬가지로 소년 급제하여 병부상서를 거쳐 승상의 지위에 오르게 됨. 아내 형씨 부인이 있지만, 황제의 강요로 명현 공주와 늑혼을 하게 됨. 명현공주는 질투가 심한 악녀로 묘사됨. 형씨 부인을 죽이려 하고 남편을 저주하고, 시어머니를 능멸하기까지 한 명현공주는 결국 유폐되어 생을 마감하게 됨. <소씨삼대록>에 등장하는 수많은 일화 중 명현공주에 관한 서사 부분이 가장 파란과 곡절이 많음. <소현성록>에서 소현성의 자식과 손자는 130여명이고, 아들 열 명은 모두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을 하였고, 셋째 아들 소운성, 첫째 아들은 소운경은 승상이 되기도 함. 다섯째딸 소주주는 황후가 됨. <소현성록>은 18세기 이래 성향한 가문소설의 근원이 되는 작품. 작품에서 제일의적으로 옹호되는 것은 사대부 가문의 질서와 법도인데, 이는 ‘가부장’에 의해 유지되고 규율됨. 상하의 위계와 남녀 차등은 선험적(경험 초월적?)인것으로 간주됨. 여성의 질투는 죄악시되고, 정숙하여야 하며 남편에게 순종하여야 함. 그래서 일부다처제가 정당화됨. 가문소설의 ‘가문적 번영’의 기저에는 가부장제와 일부다처제가 자리잡고 있음. 이러한 사대부 가문의 질서와 법도는 17세기 소설인 <남정기>, <구운몽>, <창선감의록>에서도 추구되고 있음. 그러나 <소현성록>은 이를 ‘가문’을 통해 3대에 걸쳐 집요하게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가짐. <소현성록>은 사대부 가문의 질서와 법도가 갖는 가치를 소씨 가문과 왕실의 대결을 통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음. Ex) 명현공주 서사 즉, 사대부적 가치가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장 ‘본원적’인 것임을 말함. 이러한 점을 볼 때 <소현성록>은 서인계 인물이 창작했을 가능성이 높음. (17세기 후반 예송논쟁에서 남인은 왕권 중시, 서인은 신권을 중시하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 <소현성록>은 상층의 ‘통속적 오락물’로서의 성격을 가짐. 이러한 가문소설들의 독자층은 주로 상층 사대부 부녀나 궁중의 여인들이었음. 이들은 하층 사대부 부녀들과 달리 물질적으로 넉넉하고, 생활이 여유로웠기 때문에 흥미롭고 가급적 길이가 긴 읽을거리를 필요로 했음 -> 이러한 필요에 부응해 길이가 긴 ‘가문소설’ 발생함. '''가문소설의 서사가 선조성(線條性)이 높고 나열적인 것'''도 ‘길이’와 연관이 있음. -> 선조성이 높고 나열적일수록 작자는 긴 작품을 쓰기 쉬워지고, 독자는 오래 읽을 수 있음. 그러나 이 점은 가문소설이 통속적일 수밖에 없게 함. 가문소설은 <사씨남정기>, <구운몽>, <창선감의록>과 같이 '''시공간이 중국으로 설정'''되어 있고, 따라서 현실과의 괴리성이 있음. -> 통속성을 심화시킴. 또한 '''가정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들을 증폭시켜 보여주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흥미소가 되기도 하지만 '''통속성'''과도 연결됨. <소현성록>의 주인공들은 천상계와의 관련을 보여주는데, 이후의 가문소설에서도 종종 이러한 면모가 확인됨. 이는 <구운몽>과 마찬가지로 귀족적 이상주의를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음. 조선 사대부 사회에서는 17세기 중, 후반에 이르러 가부장제가 강화되었고, 이로 인해 새로운 종법적 질서가 정착되었음. -> 그리고 이러한 사회배경 하에 <소현성록>이 성립되었음. 따라서 가문소설 <소현성록>은 비록 통속적이지만 당시 상층 사대부 가문의 의식과 동향을 일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보임. - 가부장제와 일부다처제에 바탕한 당대 상층 사대부 가문의 모순과 이상을 그려내었고, 가문적 결속과 가문의 확대를 통해 부귀를 유지하고자 하는 의식과 동향이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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