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강 탈중화주의와 새로운 세계관의 정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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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성에게 보낸 편지 ==== 홍대용은 귀국 후 중국인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 받았음. 그중 특히 주목되는 것은 1766년 9월 9일 중양절에 엄성에게 보낸 편지(‘발난(發難)2조’)임. 이 편지에는 학문 및 사상과 관련된 홍대용의 질문이 첨부되어 있음. 그 내용은 몇 장이 넘어가는 긴 내용임. 의문점 중 하나는 유교에서는 삼교(유, 불, 도)가운데 불, 도를 배척하지만 이 종교에 유교와 비슷한 점이 있는데 이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였음. -> 즉, 삼교가 회통하는 점이 있다는 것에 대한 의문 제기. 교조적인 유교에 대한 믿음에서 벗어나 중국에 다녀온 홍대용의 사상에 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시사하는 질문임. 두번째 의문점은 양명학에 관한 것. 중국의 사상가 중에는 주자학자인데도 양명학을 배척하지 않는 이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보아야하는가?에 관한 의문. -> 주자학을 절대화하는 태도에 대하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 ‘발난(發難)’은 ‘의난(疑難, 학문적 의심)’이라고도 하는데, 홍대용의 학문법에서는 스스로 의난을 제기하고, 그 의난을 풀어가는 과정이 몹시 중요하였음. 홍대용은 중국에 다녀온 뒤 중국인 벗에게 의난을 제기했는데, 이것이 ‘주체’ 내부에서 만들어진 물음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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