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강 삼국 다시 읽기와 토풍의 소환―『삼국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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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유사>의 성격-술이부작 === <삼국유사>는 일연이 견문한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 아닌, 문헌에서 가져온 서사가 주를 이루고 있음. 이에 민간의 구전을 간단히 보충하거나, 자신이 보거나 들은 사실을 첨부한 경우는 이따금 있음. 즉, <삼국유사>는 ‘술이부작(述而不作): 이전의 문헌은 정리, 편집하였을 뿐 창작은 아님.’이라 할 수 있음. 일연이 자료를 편집한 방식으로는 1. 어떤 자료를 그대로 옮겨 싣는 방식: <수이전>에서 그대로 옮겨온 <김현감호> 같은 것. 2. 몇 개의 자료를 한 데 묶어 병렬적으로 제시하는 방식: 중국의 <속고승전(續高僧傳)>, <수이전>, <삼국사기> 열전의 내용을 차례로 제시해 놓은 <원광서학> 3. 하나의 자료를 기본으로 삼되 다른 자료를 참조해 수정하여 제시하는 방식: <백월산양성성도기>라는 고기를 바탕으로 하되 다른 자료를 참조해 약간 수정을 가한 <남백월이성 노힐부득 달달박박> 이 있음. 주목할 점은 일연이 고증을 중요시 여겨 본문의 여기저기에 협주(夾註)를 많이 달아놓았다는 것임. 이를 통해 일연이 문헌을 취급할 때 디테일과 사실관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음을 알 수 있음. 다만, 역사적 사실만이 아니라 설화에까지 이러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도 함. 협주 이외에도 일연은 작품의 말미에 ‘의왈(議曰: 논의하여 말한다)’로 시작하는 사설의 논찬에 해당하는 논평을 붙여놓은 것과, ‘찬왈(讚曰)’이라는 자신이 지은 한시로 된 게송(偈頌)을 첨부하기도 하였음. * 게송: 불교에서 붓다의 공덕이나 가르침을 찬탄하는 한시 형식의 노래이다 ‘찬왈’이나 ‘의왈’은 모든 작품에 첨부되어 있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작품에 첨부되어 있음. 이는 다른 역사서에는 보이지 않는 <삼국유사>의 독특한 면모라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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