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현실 비판의 형식: 희망 없는 비판

DHinDS
Lpdj200619 (토론 | 기여)님의 2024년 5월 28일 (화) 18:27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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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록

- 두 차례의 큰 전쟁을 치른 뒤 전쟁 수행 과정에 대한 평가를 하기 위해 작가들이 재발견한 형식 중 하나

- '꿈에 노닌 기록'인 몽유록은 전기소설의 진화 과정에서 파생된 독특한 소설 형식

- 김시습의 「남염부주지」, 「조신전」이 형식적 연원

- 이를 확장하여 전쟁 체험을 직접적으로 토로하고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포폄과 의론을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형식으로 진화시킨 작품이 「달천몽유록」, 「강도몽유록」


「달천몽유록」은 임진왜란 직후 윤계선이 지은 작품

작품의 현실 공간 묘사가 대단히 음울하며 임진왜란 초기 전쟁의 분수령이었던 달천 전투 현장에서 억울하게 죽은 혼령들의 기운 담아 지은 시, '책략 없는 장군'이 수록되어 있음.

달천 전투의 지휘관 신립 장군이 전투를 그르쳐 병사들이 목숨을 잃는 동안 임금인 선조가 의주로 피난 떠난 일에 대한 비판이 신랄함.

윤계선이 황해도 옹진의 현감으로 부임하면서 '몽유'가 시작됨.

나비를 따라가는 것이 꿈의 시작으로 도착한 곳에는 전사한 1만 명의 유령들이 존재하고 처참한 모습의 병사들의 형상으로 임진왜란의 참상을 집약적으로 드러냄.

죽은 병사들은 전쟁으로 아들이나 남편을 잃은 가족의 처지를 걱정하다가 파담자의 존재를 눈치채고는 자신들을 위한 시를 써준 사실에 고마워함.

유령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해달라고 하였고, 파담자는 여타 몽유록처럼 유령들의 좌담회에 참관함.

먼저, 무명의 병사가 신립의 잘못을 조목조목 비판하자 신립의 유령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몇 가지 변명을 함.

신립은 패배를 자신이 아닌, 명령에 따르지 않은 병사들의 비겁함을 질책하며 전쟁의 패배는 사람의 힘이 아닌 운명이었다고 함. 작자는 신립의 하소연을 들어주며 원한을 풀어주고자 함.

다음으로 병사들을 물러가게 한 후 이순신과 임진왜란의 영웅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소회를 펼침.

무공을 세운 사람들이 죽음에 이른 사연을 토로하게 하고, 논란이 있는 인물은 자신의 처지를 변호하는 발언을 하게 함.

「달천몽유록」은 잘못에 대해 따가운 질책을 하기보다는 하소연을 들어 주며 원혼을 위로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동시에 반대되는 입장에 선 인물의 시각도 균형 있게 제시함.


- 동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