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강 문학사란 무엇인가
문학사 = 문학의 역사
- 고전문학사에서 문학이란 근대문학에서 규정하는 문학의 의미와 크게 달라 여러 다양한 장르들이 문학으로 간주됨.
ex) 비문(碑文), 편지, 논설, 변(㵷), 문답(問答), 행장(行狀), 전(傳))
- 고전문학에서는 근대문학과 달리 거의 모든 글쓰기가 문학에 포섭되며 구전문학까지도 문학으로 간주됨.
-> 문화사, 지성사, 사상사, 예술사와 더 긴밀히 연결됨(고전문학사의 특수성, 이러한 경계를 넘나들며 문학사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문학사에서 조망되는 인간-세가지 지평
문학사는 문학의 본령(인간)을 고려해서 인간 정신의 역사적 궤적을 추구하는 쪽으로 분석해야 함.
-> 그렇다면 문학사에서 생각하는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문학사에서 인간은 크게 세가지 지평 속에서 구성될 수 있음.
① 사회역사적 지평
- 사회적(공간적 관련)/역사적(시간적 관련)
- 문학사 속의 인간은 특정한 시공간의 지평 속에 존재하고 있음. 따라서 문학사 속의 인간을 이해하려면 그가 속한 ‘시공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
② 집단적 지평
- 모든 인간은 전부 어떠한 집단에 귀속되어 있는 존재. (ex) 신분, 계급, 계층, 당파, 동인 …) -> 이러한 ‘지평’에 관한 인식이 없다면 문학사 속의 인간 이해가 모호하게 됨.
③ 젠더적 지평
- 인간은 ‘젠더적’으로 존재함. 젠더적 지평에서 인간을 고찰하지 않는다면 추상적 이해만 가능해지고, 그 실체가 왜곡되거나 은폐될 수밖에 없어짐.
※ 문학사는 이 세 가지 지평 속에 존재하는 인간의 마음과 정신과 삶의 과정을 추적해 나가는 것이 핵심 과제.
대서사로서의 문학사
- 문학사는 크게 하나의 덩어리로 보면 그 전체가 하나의 대서사가 됨. 대서사는 사회역사적 지평, 집단적 지평, 젠더적 지평 속에서 이해될 수 있음. 그러므로 문학사가 문학의 주제와 형식의 역사적 전개에 관심을 둘 때 주제와 형식은 세 지평들의 맥락 속에서 조망되어야 함.
- 또, 대서사로서의 문학사에서는 어떤 사회적 ‘힘’이나 어떤 사회적. 문화적 지향들이 대립하거나 갈등을 일으키거나 서로 투쟁하거나 융합하거나 하는 등의 현상이 관찰됨. (-> 이는 공동체의 ‘안/밖’에 대한 인식 태도라든가, ‘나/타자’에 대한 인식 태도와 결부되기도 함.) 이 점을 읽어 내는 일이 아주 중요함.
문학사와 주체의 문제-하위 주체들
- 공동체의 안/밖, 나/타자에 대한 인식 태도는 ‘주체’의 문제로 귀결됨. 그러나 주체는 단일하지 않다. (상위/하위 주체) 상위 주체들은 쉽게 눈에 띄지만, 하위 주체들은 가시가 어렵기 때문에 하위 주체에 집중해야 함. ‘하위 주체’ 역시 단일하지는 않음. (ex) 여성 – 사대부 여성 / 기녀 / 궁녀 / 중인층 여성 …. )
- 문학사는 다양한 주체들이 빚어내는 정신적, 심미적 서사의 장임. 따라서 문학사는 그 전체로서 하나의 흥미로운 동태적 서사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고전문학사에서 주체의 문제는 ‘표기 문자의 문제’와 관련되기도 함. 전근대 한국에서는 한자가 동아시아 공동 문자로서 사용되었는데, 이 때문에 이원적 문자 체계가 존재하게 됨. (국문 창제 이전에는 향찰/한자, 이후에는 국문/한자)
※ 조선 후기 문학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국문을 더 많이 사용한 것은 표기 문자의 문제가 주체의 문제와 결부됨을 확인할 수 있는 단적인 예임.
마음과 정신의 역사적 궤적으로서의 문학사
문학은 내용만이 아니라 형식이 문제가 되며, 형식은 다시 장르와 연결됨. 중요한 것은 내용만이 아니라 형식에서도 인간의 마음과 정신이 담긴다는 사실임. 따라서 문학사는 문학의 내용과 형식, 이 둘의 역사적 전개에서 인간의 마음과 정신이 어떻게 구현되는가를 면밀히 살펴야 함.